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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레전드' 김태균 발자취...'홈런왕' 노시환도 이제 그 길을 안다, 그리고 나아간다

"꼭 김태균 선배님을 뛰어넘어보고 싶어요. 제2의 김태균이 아닌, 제1의 노시환(24·한화 이글스)이 될 수 있도록 제 타격을 만들고, 노력하고 싶습니다."지난 시즌 최고의 한 해를 보낸 노시환이 다시 한 걸음을 내딛는다. 최고의 시즌을 넘어 '레전드'가 되고 싶은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노시환은 지난 19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을 마지막으로 시범경기 일정을 마쳤다. 7경기 출전해 타율 0.375(16타수 6안타) 2홈런 6타점 2득점으로 페이스가 좋다. 장타율 0.750과 득점권 타율 0.667로 4번 타자의 존재감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노시환은 이미 지난해 정규시즌에도 활약했다. 타율 0.298 31홈런 101타점으로 홈런·타점 2관왕에 올랐다.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에 밀려 최우우수선수(MVP) 수상엔 실패했으나 명실상부한 최고의 타자가 돼 리그에 군림했다.홈런왕으로 성장하는 길이 평탄하진 않았다. 2019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한화에 입단한 노시환은 2021년 타율 0.271 18홈런으로 성장했지만 이듬해 6홈런에 그쳤다. 그를 견제한 상대 투수들의 유인구를 이겨내지 못했고, 홈런 타자가 없는 타선에서 고군분투하다 스스로 무너졌다. 그런 노시환을 지켜본 이가 대선배, 김태균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이었다. 2020시즌을 마지막으로 야구장을 떠난 김 위원은 최근 저서 '타격에 관한 나의 생각들'을 통해 "2022년 노시환이 받았을 스트레스가 얼마나 컸을지 충분히 짐작이 된다"며 "노시환은 나보다 뛰어난 재능을 가진 선수다. 그런데 자신의 장점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다. 더 많은 홈런을 치려는 마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김태균 위원도 노시환과 같은 길을 걸었다. 2001년 1차 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했던 그는 2001년 타율 0.335 20홈런으로 혜성같이 등장했고, 2003년 22살 나이에 3할 30홈런 고지에 올랐다. 제2의 장종훈, 제2의 이승엽이라는 수식어가 따랐으나 2006년 타율 0.291 13홈런, 2007년 타율 0.290 21홈런에 그치는 등 부진했다. 김 위원은 "2006년 내 스윙이 커졌다. 홈런을 많이 치려면 공을 힘껏 잡아 당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스윙할 때 어깨와 골반이 일찍 열렸다. 가장 중요한 '벽'이 무너졌다. 선구안도 흔들렸다. 노시환의 2022년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고 했다.김 위원은 "타격에는 정답이 없다. 내게 맞는 답을 찾아내자"고 결론짓고 연구한 끝에 2008년 홈런왕에 올랐고, 일본프로야구(NPB) 진출, 2012년 복귀 후 타격왕에 오르는 등 대타자의 길을 걷는 데 성공했다.같은 길을 걷는 중인 노시환에게 김태균 위원의 경험은 어떻게 읽혔을까. 최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본지와 만난 노시환은 김 위원의 저서를 읽으며 김 위원에게 받았던 조언들, 본인이 부딪히며 느꼈던 통찰과 같은 공감을 느꼈다고 했다. 다음은 노시환과 일문일답.-2022년은 노시환에게 부담도 스트레스도 있었던 한 해였을텐데.아무래도 장타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었다. 2021년 18홈런을 치면서 그대로 상승세를 탈 줄만 알았다. 확실히 더 연구하고 노력하지 않으니 바로 수치가 줄었다. 지금 보면 그때는 내가 좀 안주했다.주위에서 '홈런을 못 친다'는 이야기도 많이 하니 스트레스도 받았다. 그래서 더 독하게 비시즌을 준비했다.당시 김태균 선배님께서도 '너무 당겨치려고 하는 것 같다'고 하시더라. 사실 처음엔 나도 2021년과 똑같이 쳤다. 그런데 홈런에 대한 스트레스가 생기니 언젠가부터 나도 모르게 당겨치고 있었다. 아마 선배님께서 그런 모습을 보셨던 게 아닐까.-지난해는 전체적으로 최고였다. 다만 좋지 못한 시기도 있었다. 시즌 초 홈런이 나오지 않을 때도 있었고, 5월 43타석 연속 무안타를 기록한 때도 있었는데.김태균 선배님께 질문을 드린 적이 있다. 그해 5월 2일 잠실 경기였다. 홈런이 2개밖에 나오질 않아 선배님께 '타격 폼을 바꿔봐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여쭤봤다. 그런데 선배님께선 '넌 지금도 너무 좋다. 이대로 계속 쳤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이미 스윙이 좋고, 좋은 스윙을 유지한다면 홈런은 언제든 나올 수 있다는 뜻이라고 하셨다.안 좋은 시기도 있었다. 선배님께선 책에서 그때의 저를 두고 오히려 '타격이 완성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왜 잘 쳤는지, 왜 못 쳤는지 꼼꼼하게 분석해서 꼭 기록하고, 기억해뒀으면 한다'고 하신 걸 읽었다.내 생각에도 무안타 기간이 선수로서 많은 걸 얻은 시간 같다. 무안타 기간이 없었다면, 지난 시즌을 결코 좋은 성적으로 마치지 못했을 거다. 많은 이들이 내게 '그 무안타 기간이 없었다면 홈런을 더 쳤을 거다. 35개는 치지 않았겠나'라고들 하신다. 하지만 그 무안타 기간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얻은 게 많고, 느낀 점도 많다. 그 과정을 이겨내면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다. 그래서 슬럼프를 벗어나면서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얻어냈던 것이라 생각한다. -2023년 노시환은 홈런·타점왕이고, 김태균 위원은 선수 시절 공을 골라 치는 좋은 선구안의 중장거리 타자였다. 두 사람의 유형이 같은 것 같기도, 다른 것 같기도 한데.김태균 선배님이 선수 시절 때도 많이 말씀하셨지만, 책에서도 자신의 존으로 들어오는 공을 확실하게 공략하신다고 해주시더라.나도, 또 다른 타자들도 비슷하다. 타석에 들어섰을 때 내가 좋아하는 코스를 생각하고 가고, 그곳으로 오지 않는 공을 잘 버릴 줄 알아야 한다. 모든 타자들이 그렇듯 나도 나만의 존이 있고 좋아하는 코스가 있다. 선배님도, 나도 그 공을 노리기에 메커니즘으로는 같다고 생각한다. 김태균 선배님께서 선수 시절 뛰어난 선구안을 갖추셨던 건 자신의 존 밖에 공들은 다 걸러낼 줄 아셨기 때문이라 생각한다.나도 어릴 때부터 그런 습관을 들였던 건 아니다. 경남고 시절 때만 해도 공 보고 공 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 2021년 조니 워싱턴 코치님이 오셨을 때부터야 비로소 나만의 존을 정립해야 한다고 배우기 시작했다. -김태균 위원이 책을 통해 로테이셔널 히팅 시스템과 웨이트 시프트 시스템을 비교해주셨더라. 노시환의 타격은 어느 유형에 가까울지 궁금하다.선수마다 다르지만, 선배님께서 이해하기 쉽게 잘 설명해주셨더라. 나 같은 경우 다리를 들고, 중심 이동(웨이트 시프트)을 하는 편이다. 제자리에서 힙 턴을 하는 로테이셔널 히팅과는 약간 다를 수 있다. 하체를 많이 이용하고, 중심 이동을 하면서 타구에 힘을 싣는 메커니즘이다. -'뜬공 혁명'의 시대다. 타자들의 스윙도 점점 퍼올리는 어퍼컷 스윙이 되는 것 같다. 홈런왕 노시환의 지향점도 혹시 그런지.어퍼컷 스윙이 정답은 아닌 것 같다. 김태균 선배님 책을 보니 최지만 선배께서도 'MLB 타자들은 어퍼컷 스윙으로는 160㎞/h 강속구에 대응할 수 없다. MLB 타자들도 간결하고 정확한 임팩트에 집중한다'고 하시더라.타구를 띄우는 게 홈런을 가장 많이 칠 수 있는 이상적인 스윙인 건 맞다. 하지만 타자마다 다르다. 파워가 부족한 선수라면 강하게 쳐서 라인 드라이브를 노리는 게 장타로 이어질 수 있다. 나처럼 힘이 있는 유형이라면 최대한 뜬공을 생각하고 칠 것이다.다만 그게 어퍼컷 스윙을 의식한다곤 볼 수 없다. 내 경우 스윙은 어릴 때부터 해온 것이 있기에 절대 바꾸지 않는다. 크게 의식하고 스윙하는 대신 타석에서 내가 정립한 존을 노리고, 오롯이 타격 타이밍에만 신경 쓴다.스윙보다 중요한 건 따로 있다. 선배님도 강조하셨지만, 난 타석에 들어섰을 때 왼쪽 벽을 최대한 열리지 않게 닫아놓고 친다. 벽을 유지한다는 것만 생각하고 치면, 다른 타격 포인트들은 자연스럽게 이뤄져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좋은 타자들은 모두 벽이 만들어져 있다. 다만 너무 기본적인 부분이라 그 점을 의식하지 못하는 타자들이 많은 것 같다. 직접 느껴보지 못해서 그렇다. 나도 2022년까진 벽을 신경쓰지 않고 쳤는데, 지난해 채은성 선배님을 통해 많이 배웠다. 김태균 선배님께서 강조하신 내용과도 일맥상통했다. 왼쪽 어깨가 열리거나 왼쪽 골반이 미리 열리면 변화구가 올 때 칠 수 없다. 이제는 항상 등 뒤에 벽이 있다고 생각하고, 절대 무너지지 않게 의식하면서 타격하고 있다.-타격하면 힘을 빼고 해야 한다는 말이 있던데. 파워 히터 노시환도 힘을 빼고 치는 건지.오히려 안 맞을 때 보면 항상 몸에 힘이 들어가 있다. 김태균 선배님께선 70%만 힘을 써야 90%를 쓸 수 있다고 강조하시더라. 모든 타자들이 마찬가지다. 힘이 들어가면 타이밍이 늦게 된다. 그래서 선배님 말씀에 참 공감이 가더라.물론 레전드인 선배님과 달리 후배 타자들에겐 그게 쉬운 일은 아니다. 힘을 처음에 빼고 치더라도 길게 못 가기도 한다. 결국 다시 힘이 들어가게 돼 있다. 그래서 힘 빼는 게 제일 어려운 일 같다. 나도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다. -제2의 김태균 이야기를 듣고 입단했던 노시환이 이젠 확실하게 4번 타자 자리를 이어받은 것 같다.김태균 선배님이 책에서 신인 시절 이야기를 해주셨다. '제2의 장종훈'이라는 이야기가 스스로도 허황되게 느껴질 정도로 프로의 벽이 높았다고 하시더라. 화장실에서 눈물도 흘려보셨다고 했다. 그 과정을 거쳤기에 신인왕이 되셨고, 311홈런을 친 레전드로 성장하신 것 같다.나도 신인 때부터 '제2의 김태균'이란 말을 참 많이 들었다. 선배님이 거치셨던 것처럼 나도 신인 때 스스로 야구를 너무 못한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다. '내가 야구에 재능이 있긴 했나'라는 생각까지 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고, 계속 연구하고 노력했다.그러니 야구가 점점 늘더라. 그리고 그게 참 재밌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이 자리까지 왔다. 오히려 그렇기에 부담감은 없었던 것 같다. 그 과정이 즐거웠으니까.이제는 김태균 선배님을 꼭 뛰어넘어 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든다. 제2의 김태균이 아닌 제1의 노시환이 되려면 더 노력하고, 내 것을 더 잘 만들어가야 한다.선배님이 그러셨듯 나 역시 나만의 메커니즘이 있고, 나만의 연구 방법을 만들었다. 하지만 아직 더 연구하고 더 발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선배님께서 타격에 정답이 없다고 하시더라. 동의한다. 야구엔 정답이 없다. 그리고 좋은 성적도 언제 한순간에 무너질지 모른다. 사람의 몸은 계속 변하기에 계속 연구하고 노력해야 한다. 또 항상 겸손해야 하고, 자만하지 말아야 한다고 다짐하고 있다. 그렇다면 분명 언젠간, 더 좋은 날이 자신에게 찾아올 거로 믿는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3.20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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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왕' 문동주 단번에 억대 진입, '홈런왕' 노시환은 3.5억…한화, 2024년 연봉 계약 완료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스프링캠프 출국 전날 2024년 연봉 계약을 완료했다.한화는 29일 2024시즌 연봉 협상을 모두 마쳤다고 전했다. 계약 대상자는 총 45명이다.주요 고과 대상자로 여겨졌던 '홈런왕' 노시환(24)과 '신인왕' 문동주(21)가 각각 최고 인상액과 최고 인상률의 주인공이 됐다.노시환은 지난해 31홈런 101타점으로 홈런·타점왕 2관왕을 차지하며 팀 타선의 중심축 역할을 했다. 리그에서 30홈런도, 100타점도 노시환이 유일할 정도로 군계일학의 활약을 펼쳤다. 한화는 "이같은 활약으로 노시환의 연봉을 1억3100만원에서 3억5000만원으로 인상했다. 2억1900만원(167%) 오른 팀 내 최고 인상액"이라고 소개했다. 지난해 4월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시속 160.1㎞(국내투수 최고 구속 신기록)를 찍었고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로 신인왕을 수상한 문동주도 연봉이 대폭 상승했다. 지난해 3300만원에서 올해 1억원으로 올랐다. 팀 내 최고인 203% 인상률이다.불펜투수로 헌신한 투수들도 좋은 고과를 받았다. 좋은 성적을 거둔 주현상과 윤대경도 억대 연봉에 진입했다. 주현상은 5800만원에서 5200만원, 윤대경은 9000만원에서 2000만원 각각 올라 나란히 1억1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100경기 이상 출장하며 주전급으로 성장한 문현빈(3000만원→8000만원), 이진영(3900만원→7000만원), 이도윤(3400만원→7500만원)도 연봉이 크게 올랐다. 베테랑 선수들도 억대 연봉을 유지했다. 2차드래프트를 통해 영입한 김강민은 1억1000만원, 올 시즌부터 플레잉 코치로 뛰는 정우람은 1억원에 각각 계약했다.이번 연봉계약 완료에 따라 한화 선수단은 스프링캠프에 전원 참여하게 됐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1.29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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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홈런왕 돼 다시 전한 '사인 배트' 약속, 그 무게도 달라졌다

"제 사인 배트를 선물로 드리겠습니다."2022년 초, 정규시즌 미디어데이에 참가한 노시환(23·한화 이글스)은 대선배 이대호(41·은퇴·당시 롯데 자이언츠)에게 사인 배트를 은퇴 투어 선물로 주겠다고 공약했다. 당시 통산 351홈런(최종 374개)을 쳤던 대선배에게 통산 37홈런이 전부인 후배가 말하기엔 다소 당돌한 선물이었다.약속을 듣고 껄껄 웃었던 이대호는 그해 9월 20일 대전 은퇴 투어에서 실제로 배트를 선물로 받았다. 그는 "너무 소중한 선물이다. 시환이는 우리 팀 한동희와 함께 우리나라 야구를 짊어져야 할 선수다. 더 큰 선수가 되기 전에 받아둬서 좋다"고 기뻐했다.당시 노시환은 "미디어데이 때 질문을 받고 대단하신 선배께 드릴 선물이 생각나지 않다 순간 떠올랐다"고 웃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이대호, 김태균 선배 두 분을 정말 좋아했고, 롤 모델로 그렸다. 이대호 선배를 보면서 야구를 시작했다. 부산에서 자라 어릴 때부터 매일 사직구장에서 지켜봤다. 같이 뛰었던 것만으로도 정말 영광이다. 은퇴하셔서 마음 아프다"고 전했다. 이대호의 예감은 맞았다. 노시환은 1년 만에 더 큰 선수가 됐다. 지난겨울 장타력 상승을 위해 땀 흘린 성과를 얻었다. 당시 같은 소속사였던 이대호도 옆에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대호의 조언으로 배트 무게를 860그램에서 900그램으로 바꾼 것도 효과가 있었다. 그 결과 노시환은 2023시즌 131경기 타율 0.298 31홈런 101타점, 장타율 0.541과 OPS(출루율과 장타율의 합) 0.929로 성장했다. 홈런과 타점 1위, 장타율과 OPS 2위로 명실상부한 리그 최고 타자가 됐다. 항저우 아시안게임(AG)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4번 타자로 타율 0.412 활약도 펼쳤다.1년 뒤 두 사람이 다시 마주했다. 노시환은 지난 8일 2023 뉴트리디데이 일구상에서 최고 타자상을 수상해 시상대에 올랐다. 시상대 바로 앞에는 이대호가 있었다. 노시환은 "과분한 상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선배님들이 갈고 닦아온 이 자리에서 이런 영광스러운 상을 받을 수 있어 정말 감사드린다"며 "올 시즌 홈런왕 욕심은 없었다. 그저 장타를 많이 치고 싶었다. 노력한 게 결실을 본 것 같다. 야구 인생에서 기억에 남는 시즌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그는 선배 이대호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았다. 노시환은 KBO 시상식에서 "이대호 선배, 김태균 선배께서 평소 많은 조언을 해주시고, 좋은 말씀을 전해주신다. 언제나 감사드린다. 선배들께서 닦아온 국가대표 4번 타자의 자리에도 누가 되지 않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노시환은 다시 사인 배트 선물을 이야기했다. 1년 전과 배트의 무게도, 말의 무게도 달라졌다. 그는 "그동안 시상식을 다니면서 인터뷰를 통해 선배님께 감사 인사를 전했지만, 직접 뵙질 못해 감사드리지 못했다"며 "좋은 선물을 한 가지 드리겠다. 제 사인 배트를 선물로 드리겠다. (이대호 덕분에 바꾼) 새로운 (900그램) 배트로 드리겠다"고 웃었다. 그 말에는 절친한 선배에 대한 장난이 섞였다. 하지만 지난해와는 전혀 다른 위치였다. 당돌함 대신 당당함이 묻어 있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2.11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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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구상] '레전드' 선배에 다시 전한 '사인 배트' 약속, 그 무게도 달라졌다

"이대호(41) 선배님께 제 사인 배트를 선물로 드리겠습니다."당돌하다. 하지만 이젠 더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후배 노시환(23·한화 이글스) 역시 선배처럼 홈런왕과 타점왕에 올랐고, 국가대표 4번 타자가 됐기 때문이다.노시환은 8일 오전 서울 리베라호텔 베르사이유홀에서 열린 '2023 뉴트리디데이 일구상' 최고 타자상을 거머쥐었다. 일구상은 프로야구 은퇴선수 모임인 사단법인 일구회에서 주최하는 야구 시상식이다.노시환은 이번 시즌 13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8 31홈런 101타점, 장타율 0.541 OPS 0.929의 성적을 거뒀다. 홈런과 타점은 리그 1위로 유일하게 30홈런 100타점을 달성했고, 장타율과 OPS는 라이벌이자 대선배 최정(SSG 랜더스)에 이은 2위에 올랐다.국가대표로도 맹활약했다. 지난 9월과 10월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그리고 11월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모두 4번 타자를 맡아 타율 0.412의 맹타를 휘둘렀다. 세대 교체를 표방한 한국 야구대표팀이 올해 거둔 가장 큰 성과였다.노시환은 "과분한 상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올 시즌 홈런왕 욕심은 없었다. 그저 장타를 많이 치고 싶었다. 노력한 게 결실을 맺은 것 같다. 야구 인생에서 기억에 남는 시즌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2019년 프로에 입단한 노시환은 그동안 많은 선배들의 응원과 기대를 받아왔다. 팀에서는 4번 타자 계보를 김태균이 물려줬고, 경남고 선배 이대호의 꾸준한 응원이 있었다. 올 시즌에는 홈런왕을 두고 경쟁했던 최정이 덕담과 응원을 전했다.특히 지난해 은퇴한 이대호와의 은연이 결코 얕지 않다. 노시환은 지난해 정규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이대호 선배님의 은퇴 투어 때 제 사인 배트를 선물로 드리겠다"고 공약했다. 아직 프로에서 큰 활약을 남기지 못했던 후배의 당돌한 약속이었다. 그는 실제로 그해 9월 2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이대호 은퇴 투어 때 배트를 선물했다. 이대호는 "너무 소중한 선물이다. 시환이는 우리 팀 한동희와 함께 앞으로 우리나라 야구를 짊어져야 할 선수다. 더 큰 선수가 되기 전에 받아둬서 좋다"며 "그런데 필체 연습은 더 해야겠다. 사인을 좀 더 많이 하라"고 웃었다. 이대호의 예감이 맞았다. 노시환은 불과 1년 만에 그 말대로 더 큰 선수가 됐다. 명실상부한 올 시즌 리그 최고 타자였다. 최우수선수(MVP) 수상은 에릭 페디(NC 다이노스)에 내줬으나 모두가 인정할 '2위'였다. 각종 시상식에서 최고 타자상이나 대상을 휩쓸었고, 오는 11일 열릴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도 3루수 부문 수상이 유력하게 점쳐진다.노시환은 8일 일구회 시상식에서도 다시 이대호와 만났다. 이대호는 이날 일구대상을 수상한 JTBC 최강야구의 출연진 겸 시상자로서 참가해 시상대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후배를 축하했다. 노시환은 "시상식을 다니면서 인터뷰를 통해 선배님께 감사 인사를 전했지만, 아직 직접 뵙질 못해왔다"며 감사 답례를 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대호의 조언으로 배트 무게를 860g에서 900g으로 높였다며 "선배님께 좋은 선물을 하나 드리겠다. 제 사인 배트를 선물로 하겠다"고 웃었다.청담=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2.08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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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시환·주민규·김연경 등 8인, 2023 동아스포츠대상 '올해의 선수' 선정

한화 이글스의 내야수 노시환이 선수들이 직접 뽑는 '2023 동아스포츠대상' 야구 부문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노시환은 5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올해의 선수 트로피를 받았다.노시환은 구단별로 5명씩, 총 50명으로 꾸려진 투표인단으로부터 1위(5점) 34표, 2위(3점) 9표, 3위(1점) 2표를 받아 총점 199점으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노시환은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타율 0.298, 31홈런(1위), 101타점(1위), 장타율 0.541(2위)을 기록하면서 생애 첫 홈런왕의 기쁨을 맛봤다. 지난 4일 일간스포츠와 조아제약㈜이 공동 제정한 '2023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에서는 최고타자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축구 부문에선 K리그1 울산 현대의 주민규가 올해의 선수에 선정됐다. 올 시즌 K리그1에서 17골을 넣으며 득점왕에 오른 주민규는 구단별 4명씩, 총 48명이 참가한 투표에서 1위 23표, 2위 6표를 받아 총점 133점을 기록했다. 남자농구에선 오세근(서울 SK)이, 여자농구에선 김단비(우리은행)가 올해의 선수 영광을 안았다. 오세근은 40명의 투표인단으로부터 101점(1위 18표·2위 3표·3위 2표)을 받았다. 김단비는 투표인단(구단별 5명·총 30명)에게 108점(1위 20표·2위 3표·3위 2표)을 얻었다.배구 부문에선 '배구여제' 김연경(흥국생명)과 한선수(대한항공)이 수상했다. 김연경은 1위 24표, 2위 5표로 총 135점을 획득해 여자배구(투표인단 구단별 5명·총 35명) 부문 수상의 기쁨을 맞았다. 한선수는 1위 20표, 2위 2표, 3위 6표로 총 112점을 얻어 남자배구(투표인단 구단별 5명·총 35명)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골프 부문에선 함정우와 이예원이 올해의 선수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대회 상금랭킹 상위 30명이 투표권을 행사한 남자골프에서 함정우가 총 105점(1위 12표·2위 14표·3위 3표)을 받았고, 여자골프 이예원은 총 136점(1위 24표·2위 2표·3위 1표)으로 첫 수상의 감격을 맛봤다.한편, 국내 발달장애인의 스포츠 및 문화 활동을 후원하는 스페셜올림픽코리아(SOK) 이용훈 회장이 특별상을 받았다. 2023 동아스포츠대상은 동아일보사, 스포츠동아, 채널A가 주최하며 올해로 15회째를 맞았다.윤승재 기자 2023.12.05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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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제약 시상식] 신인상 문동주 "AG 금메달 가장 기억나…내년 타이틀 노릴 것"

한화 이글스 문동주(19)가 '2023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신인상을 받았다.문동주는 올 시즌 23경기에 등판해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했다. 광주진흥고를 졸업한 그는 지난 2022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을 받고 한화에 입단했다. 데뷔 시즌에는 불펜과 선발을 오가며 1승 3패 2홀드 평균자책점 5.65에 그쳤다. 2년 차인 올해 꽃을 피웠다. 선발로 시즌을 시작하더니 4월 12일 광주 KIA전 1회 때 직구 구속 160.1㎞/h를 기록, KBO리그 최초로 160㎞/h를 넘긴 한국인 투수가 됐다. 시즌 초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으로 흔들렸던 한화 마운드를 지킨 실질적인 에이스였다.다소 기복도 있었다. 4월 평균자책점 2.38로 쾌조의 출발을 보였으나 5월 평균자책점 8.22로 주춤했다. 그러나 한 계단씩 성장을 이어갔다. 6월부터 안정감을 찾아갔고, 그달 24일 NC 다이노스전 8이닝 무실점으로 한 경기 개인 최다이닝도 기록했다. 지난해 한 번도 기록하지 못했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여섯 번,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세 번 만들었다. 10승 달성은 실패했으나 국가대표에서 활약이 빼어났다. 문동주는 지난 9월과 10월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 그리고 11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국가대표팀에 승선했다. 세대 교체를 내세운 두 대표팀에서 3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2.31로 활약,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곽빈(두산 베어스) 박세웅(롯데 자이언츠) 등 내로라하는 선배들 못지 않은 호투를 펼쳤다. 특히 온 국민의 관심을 모은 AG 대만과의 결승전에서 6이닝 무실점을 기록, 대만 타선을 압도하고 대표팀의 4연속 금메달 수상을 이끌었다. 문동주는 "두 번 다시 받을 수 없는 신인상이다. 감사하다. KBO 시상식에서 (포수) 최재훈 선배님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 선배님께도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그는 "올해 여러 장면이 다 영광스러운 순간이었지만, 국가를 대표해 나간 AG에서 금메달을 딴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떠올렸다.문동주는 이제 '신인' 타이틀을 떼고 '에이스'를 꿈꾼다. 올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에릭 페디(NC)로부터 "내년 MVP를 받아보라"는 응원도 들었다. 문동주는 "내년에는 신인왕이 아닌 개인 타이틀을 받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2.04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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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제약 시상식] 최고타자상 노시환 "꿈꿨던 홈런왕…노력 결실 얻은 한 해였다"

노시환(23·한화 이글스)이 '2023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최고타자상을 차지했다. 노시환은 올해 정규시즌 131경기에서 타율 0.298 153안타 31홈런(1위) 101타점(1위), 출루율 0.388 장타율 0.541(2위)로 활약했다.2019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입단한 노시환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유망주였다. 경남고 시절부터 이대호(은퇴)의 후계자로 꼽혔다. 한화 입단 후에도 은퇴를 앞두고 있었던 김태균(은퇴)의 뒤를 이을 것이라 기대 받았다. 두 선배 모두 국가대표 4번 타자를 맡았던 KBO리그의 간판 거포였다. 노시환은 2021년 18홈런을 치며 기대만큼 성장하는 듯 했으나 지난해는 6홈런에 그쳤다. 지난겨울 노시환은 장타 부활을 위해 땀 흘렸다. 삼진을 의식해 뒤로 밀렸던 히팅 포인트를 다시 앞으로 조정했다. 변화는 완벽하게 성공했다. 시범경기 타율 0.471 5홈런으로 맹타를 휘두른 그는 5월부터 홈런의 물꼬가 트면서 홈런 레이스를 리드했다. 지난 8월 9일 KT 위즈전에서는 생애 첫 한 경기 3홈런까지 폭발시켰다.23세 나이에 3루수 대선배 최정(SSG 랜더스)과 경쟁 끝에 얻은 타이틀이라 더 값졌다. 한화에서 홈런왕이 탄생한 건 2008년 김태균 이후 처음이다. 23세 이하 홈런왕은 리그 전체로도 1999년 이승엽 이후 처음이다. 노시환의 활약은 비단 KBO리그에만 그치지 않았다. 시즌 초부터 활약을 바탕으로 9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했고, 이어 11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도 태극마크를 달았다. 세대 교체를 내세운 대표팀의 새로운 4번 타자로 나섰고, 두 대회에서 타율 0.412 맹타를 휘두르며 국가대표 4번 타자 계보를 이었다. 비로소 김태균·이대호의 후계자라는 이름에 걸맞은 성적을 내기 시작했다.노시환은 "(아직) 최고 타자가 아닌데 시상식에 불러주셨다. 너무 영광스럽고, 감사드린다"며 "지난겨울부터 열심히 준비했고, 많은 변화를 시도했다.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 같아 뿌듯한 한 해였다. 정말 잘하고 싶었다. 홈런 타자가 꿈이었는데 노력한 끝에 그 타이틀을 얻었다"고 기뻐했다. 노시환은 더 이상 '대타자의 후계자라'는 무게에 눌리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이제 부담감이라는 단어는 나와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며 "팬분들의 과분한 사랑을 받았기에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그 사랑을 잊지 않고, 내년에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2.04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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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제약 시상식] '최고 구원왕' 서진용 "나도 신기, 내년에도 세이브 1위 욕심"

올 시즌 세이브 1위 서진용(SSG 랜더스)이 '2023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에서 최고 구원 투수상을 품에 안았다. 서진용은 정규시즌 개막 후 20경기 연속으로 평균자책점 '0' 행진을 이어갔다. 이어 KBO리그 역대 최초로 블론 세이브 없이 30세이브를 돌파했다. 하재훈이 2019년 작성한 구단 역대 최다 36세이브를 돌파하더니 리그 역대 6번째로 40세이브에 도달했다. 일찌감치 경쟁자(2위 KT 위즈 김재윤 42세이브)를 따돌린 서진용은 개인 첫 타이틀(구원왕)을 차지했다. 시즌 최종 성적은 5승 4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2.59였다. 서진용은 시속 140㎞ 중후반대 포심 패스트볼과 포크볼, 두 가지 구종으로 타자와 맞선다. 최근 5년 연속 60경기 출장-60이닝 투구를 달성할 만큼 내구성이 강점이다. 고질적인 과제인 볼넷(9이닝당 6.04개) 증가 탓에 이닝당 출루율이 1.53으로 다소 높았지만, 높은 탈삼진율(9이닝당 7.36개)과 낮은 득점권 피안타율(0.183)로 위기를 탈출했다. 서진용은 마무리 투수 부재로 고민한 SSG의 뒷문 불안 숙제를 날렸다. 김원형 전 SSG 감독은 1~2위를 다툰 전반기 최우수선수(MVP)로 서진용을 꼽기도 했다. 서진용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세이브 이상씩 거뒀지만 붙박이 클로저로 활약한 적은 없다. 서진용은 "멀게만 보였던 40세이브를 달성할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나도 신기하다"며 "팀 우승이 가장 큰 목표이고, 내년에도 구원왕 타이틀을 차지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시즌 종료 후 팔꿈치 뼛조각 제거술을 받은 서진용은 내년 정상 복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2023.12.0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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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제약 시상식] "볼넷이 죽기보다 싫다"던 고영표, KBO 대기록으로 '최고투수상'

KT 위즈 투수 고영표(32)가 '2023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에서 최고투수상을 받았다. 고영표는 29년 만에 LG 트윈스의 우승을 안긴 임찬규(31·LG 트윈스)와 KBO리그를 대표하는 광속구 투수 안우진(24·키움 히어로즈)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올해 최고의 투수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올 시즌 28경기에 나와 174와 3분의 2이닝을 책임지며 12승 7패 평균자책점(ERA) 2.78을 기록한 고영표는 팀이 최하위에서 2위까지 수직 상승하는 데 큰 힘을 보탰다. 국내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고,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도 21차례(리그 2위)나 기록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QS+(7이닝 이상)도 리그에서 가장 많은 17회를 기록했다. 특히 고영표의 볼넷 대비 삼진 비율은 6.00으로 압도적이었다. 114개의 삼진을 잡는 동안 볼넷을 19개밖에 내주지 않았다. 9이닝당 볼넷은 0.98개. 2015년 우규민(당시 LG 트윈스)이 올린 1.00개보다 적은 9이닝당 볼넷을 기록하면서 KBO리그 역대 최소 기록을 달성했다.고영표는 지난 7월 4경기에서 모두 QS를 올리고 2승 1패 평균자책점 1.30의 호성적을 내며 조야제약 월간 MVP에 오른 바 있다. 당시 그는 수상 소감에서 "볼넷이 죽기보다 싫다. 볼넷을 주면 수비수가 지치고 실점이 올라간다. 차라리 (안타를) 맞자는 생각으로 던진다"라며 "KBO 역사에 남는 (0점대 9이닝당 볼넷) 기록을 만들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그리고 그는 시즌이 끝난 후 신기록으로 약속을 지키며 '최고투수상' 트로피까지 품었다. 고영표는 2021년에 이어 2년 만에 두 번째 조아제약 최고투수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2021년 당시 그는 11승과 리그 QS 1위(21회)를 기록하며 KT의 창단 첫 우승을 견인한 바 있다. 고영표는 2년 뒤 다시 한번 영광의 자리에 오르며 환하게 웃었다. 고영표는 4일 시상식에서 “포수 (장)성우 형을 필두로 많은 선후배들이 도와줬기 때문에 이 상을 받은 것 같다”라면서 "이강철 감독님의 지도와 나도현 단장님의 지원 덕분에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감사드린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어 팬들을 향해 "팀의 초반 성적이 아쉬워서 힘드셨을 텐데, 끝까지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라며 "내년에는 최정상에 설 수 있도록 마운드에서 잘 던지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윤승재 기자 2023.12.0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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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신구조화' 완벽…최고타자상 3인 3색 3파전

나이도, 색깔도 다르다. 그래서 그들의 방망이가 더 빛난다.조아제약㈜과 일간스포츠가 공동 제정한 '2023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이 12월 4일 열린다. 야구인과 야구팬들이 올 한 해를 정리하는 축제다.올 시즌 가장 뛰어난 타격 능력을 보여준 최고타자상 부문에서는 타격의 꽃, 홈런왕을 두고 경쟁한 3루수 선후배 노시환(23·한화 이글스)과 최정(36·SSG 랜더스) 그리고 화려하게 부활한 타격왕 손아섭(35·NC 다이노스)이 삼파전을 펼친다. 1순위 후보는 타격 2관왕에 오른 노시환이다. 2019년 데뷔해 프로 5년 차를 맞은 노시환은 신인 때부터 김태균, 이대호의 뒤를 이을 거포 유망주로 꼽혔다. 올해 그 잠재력을 꽃피웠다. 겨우내 히팅 포인트를 조정한 효과를 보며 장타가 대폭 늘었다.시즌 타율 0.298(514타수 153안타) 31홈런(1위) 101타점(1위) 장타율 0.541(2위)에 올랐다. 23세 이하 홈런왕은 1999년 이승엽(당시 삼성 라이온즈) 이후 14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도 나가 4번 타자로 타율 0.412 맹타를 휘둘렀다. 노시환의 수상을 100% 장담할 순 없다. 대선배 최정이 올 시즌 그와 비등한 성적을 남겨서다. 프로 19년 차를 맞이한 최정은 올해 타율 0.297(471타수 140안타) 29홈런(2위) 87타점 94득점을 남겼다. 부상 탓에 출장 수가 더 적었는데도 노시환과 시즌 끝까지 홈런 레이스를 펼쳤다. 특히 출루율(0.388)과 장타율(0.548)을 합친 OPS는 0.936을 기록, 장타율과 OPS에서 노시환(OPS 0.929)을 앞질렀다.최정이 올해 쌓은 성적도 화려하다. 통산 최다 사구 기록은 328개로 세계 최다 기록을 이어갔고, 통산 최다 득점(1366점) 신기록과 함께 연속 두 자릿수 홈런 기록도 18년째 이어갔다. 통산 타점도 1454점으로 이승엽(1498점)과 최형우(KIA 타이거즈·1542점)를 바짝 쫓는 중이다.3루수 선후배로서 오간 덕담과 존경의 말들도 올 시즌 화제였다. 지난달 27일 열린 KBO 시상식에서 노시환은 "최정 선배와 함께 홈런 경쟁을 하면서 자극이 됐다. 보고 배운 점이 많아서 이 자리(홈런왕)까지 올 수 있었다. 감사하다"고 전했다. 최정도 장타율 1위 수상에 대해 "올 시즌 막판 부상 탓에 (기록이 더 떨어지지 않아서) 장타율상을 받게 됐다. 내가 다치지 않았다면 노시환이 타격 3관왕이 됐을 텐데 미안하다"고 후배를 치켜세웠다. 손아섭은 지난해(타율 0.277) 부진을 딛고 타율 0.339(551타수 187안타)로 생애 첫 타격왕에 올랐다. 지난겨울 일찌감치 미국행 비행기를 타고 개인 훈련에 집중한 게 효과를 봤다. 포스트시즌(PS)에서는 붙박이 1번 타자로 9경기 타율 0.385를 기록, 정규시즌 4위 NC가 PS 6연승(2020 한국시리즈 포함 9연승)을 달리는 데 선봉장이 됐다.손아섭은 최정처럼 대기록도 여럿 남겼다. 올 시즌 8년 연속 150안타, 11년 연속 200루타, 14년 연속 100안타를 기록하면서 통산 2416안타(역대 2위) 고지에 올랐다. 이 부문 1위 박용택의 기록(2504안타)을 내년에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2.0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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